테마, 푸드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한 콩 이야기

글_이원종(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예로부터 ‘밭에서 나오는 고기’라고 불리는 콩. 이는 콩에 단백질이 약 40%나 들어 있어 고기 대신에 먹을 수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주식인 쌀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6%인 것에 비하면 무려 6배가 넘는 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옛날부터 심한 영양실조 없이 건강을 유지해 온 것은 두부, 된장, 간장, 콩나물 등 콩으로 만든 식품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먹어 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한 콩 이야기를 풀어 보려고 한다.

다양한 콩의 종류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콩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인 육류를 비롯해 튀긴 음식에 들어있는 트랜스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질병 발병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무조건 피할 수 만은 없는 것이 사실. 콜레스테롤로 인한 질병 예방을 위해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재료는 바로 콩이다.
콩에는 20% 정도의 지방이 들어 있는데 이 지방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주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다. 미국의 캔터키대학의 앤더슨박사는 매일 115g씩 콩을 3주간 먹게 한 결과 19%의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피트산을 풍부하게 함유한 콩

콩은 ‘피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 동안 피트산은 철분, 아연 등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혈중 지질 함량을 낮춰주며, 암을 예방하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고 보고됐다. 이 성분은 납이나 수은 같은 중금속을 결합시켜 몸에서 배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대장에서 발암물질의 생성을 저해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콩에 들어있는 레시틴은 뇌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매를 예방해주는 효과가 탁월하며, 사포닌, 트립신 저해제, 식물성 스테롤 등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에게 특히 더 좋은 콩

콩을 섭취하면 나오는 ‘제니스틴’은 뼈의 형성을 촉진시켜 골다공증을 예방해주고, 악성 종양이 더 커지는 것을 억제하여 유방암에 대한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콩을 많이 먹는 일본 여성들의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콩을 많이 먹지 않는 미국 여성들의 20%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또한 콩은 콜라겐의 기능을 향상시켜서 피부에 탄력과 생기를 주는데 탁월한 역할을 하며, 아연이 많이 들어 있어 피부가 손상되었을 때 복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따라서 여성들의 평생 고민이기도 한 피부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콩의 우수한 영양성분과 의학적인 효과 때문에 세계 각국은 콩에 대한 음식의 개발과 다양한 콩 재배에 주력하고 있다. 콩을 이용한 대표적인 가공식품으로는 두부, 된장, 두유 등을 들 수 있는데 두부는 가격이 저렴하고 양질의 단백질 식품으로 예로부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에서 널리 소비되어 왔다. 또 콩으로 만든 대표 음료로 꼽는 두유는 동양권 성인의 90% 이상이 우유 알레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처음엔 동양권에서 즐겨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이 두유의 조짐이 심상찮다. 동양권을 넘어 미국, 유럽 등지에서 두유의 영양적 가치, 아시안 여성들의 동안 피부 비법으로 인정받아 날로 두유의 소비가 확대 증가하고 있는 것. 점점 높아져가는 콩의 소비로 전 세계인의 오랜 염원인 ‘무병장수’와 ‘백옥 같은 피부’가 한걸음 다가왔다.

글을 쓴 이원종은 강릉원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 연구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텃밭이 좋아 도시생활을 접고 강릉의 농가주택에서 살아간다. 이를 계기로 KBS TV 생로병사의 비밀을 비롯해 MBC 스페셜, SBS 건강 스페셜 등 다수의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잡지 및 신문에도 칼럼을 연재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삶을 바꾸려면 음식을 바꿔라>라는 저서를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