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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보다


‘꽃보다 할배 리턴즈’처럼 떠나볼까?

함께라서 더 행복한 동유럽 여행

글 / 사진 우지경

세상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단 한 페이지만 읽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말이 있다. <꽃할배 리턴즈>의 꽃할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통한다. 다시 황혼의 배낭여행을 떠난 할배들. 아무리 살아온 날이 많다고 해도 여행은 늘 새로운 도전이다. 낯선 풍경 앞에서 과거를 반추하고 현재를 즐기며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 “하루하루 역사를 쓰는 것 같았다. 정말 행복했고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아둬서 아껴 쓰고 싶다.”라는 김용건의 소감처럼 말이다.

이번엔 동유럽으로

3년 만에 돌아온 tvN <꽃할배 리턴즈>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김용건과 짐꾼 이서진이 이번엔 동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평균나이 78.8세 할배들이 느리면 느린 대로 자신만의 여행을 즐기는 모습은 체코와 오스트리아의 그림 같은 배경과 어우러져 더 큰 감동을 안겨줬다. 그들의 여행을 보며 덩달아 떠나고 싶어지는 이유다.

꽃할배들과 이서진이 프라하에 이어 찾은 곳은 체코 체스키크롬로프다. 이곳은 14~16세기에 수공업과 상업으로 번영했던 도시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을 중심으로 한 구시가는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1992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은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성으로 그 위에 오르면 수없이 많은 주황색 지붕이 펼쳐진다

성에 오른 김용건과 박근형은 다리가 아파 성에 올라오지 못한 백일섭을 위해 성 카메라에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냈다. 그런가 하면 이순재는 "우리나라도 5천여 년의 역사를 가졌는데, 남은 것이 별로 없다.”며 아쉬워했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에 이어 망토 다리에 도착한 꽃할배들은 다리 위에서 그림 같은 풍경을 한참을 바라봤다. 김용건은 "그려도 이렇겐 못 그리겠다"며 눈을 떼지 못했고. 이순재는 "이건 완전히 로맨스 풍경이다"며 고전 영화인 '우리 생애 최고의 해'를 떠올리기도 했다.

잘츠부르크를 조금만 벗어나면 알프스 봉우리 사이로 호수가 반짝이는 잘츠카머구트가 펼쳐진다. 이서진과 꽃할배처럼 샤프베르크산을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 잘츠카머구트의 경치를 즐기노라면, 구름 위에서 노니는 것 같다. 보트를 타고 볼프강 호수를 누비다 보면 마음에 잔잔한 여유가 번진다. 에메랄드빛 볼프강 호수를 병풍처럼 두른 알프스의 진면목을 보려면 꽃할배들처럼 츠뵐퍼호른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15분 만에 해발 1,552m 정상에 도착하는 빈티지한 4인용 케이블카다. 케이블카를 탄 꽃할배들은 거울처럼 맑은 호수와 호숫가 집들이 빚어내는 풍광이 그림 같다며 눈을 떼지 못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정상에 서면 ‘12개의 산봉우리’라는 뜻의 츠뵐퍼 호른 이름에 걸맞는 수많은 고봉이 지평선을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여행의 피날레, 오스트리아 빈

마침내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 입성한 꽃할배들은 쇤브룬 궁전에서 마차를 타며 일정을 시작했다. 쇤부른 궁전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지은 여름 궁전이다. ‘아름다운 샘’이라는 뜻의 이름은 정원에 샘이 있었던 데서 유래했다. 드넓은 바로크식 웅장한 정원을 둘러보려면 꽃할배들처럼 또각또각 경쾌한 말발굽 소리를 내며 달리는 마차, 피아커(Fiaker)를 타는 게 현명한 일이다. 정원의 백미는 프로이센과 전쟁에서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비 글로리에이터.
글로리에이터에 서면 분수와 전원, 쇤부른 궁전을 물론 빈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한편, 동서로 1.2km, 남북으로 1km 크기에 1,441개의 방을 갖춘 궁전 중 40개의 방이 대중에 개방돼 있다. 그 중 거울의 방은 모차르트가 6살에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를 위해 피아노를 연주한 곳이다. 참고로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18세기 유럽에서 정략결혼으로 오스트리아를 견고하게 지켜낸 군주였다.

쇤부른 궁전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놓치면 아쉬운 또 하나의 궁전은 벨베데레다. 벨베레데는 클림트의 ‘키스’를 비롯해 ‘유디트’, ‘연인’ 등을 전시하고 있는 궁이다. 클림트의 팬들은 어둑한 전시실 안 금빛 찬란하게 빛나는 ‘키스’를 마주한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눈을 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키스 맞은 편에 걸린 유디트는 클림트 특유의 관능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행의 마지막 날 이순재와 신구가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벨베데레 궁전 2층 창 너머로는 빈 시내가 한층 더 가까이 내려다보인다.

글 / 사진 우지경
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여행작가다. <배틀트립>, <오스트리아 홀리데이>, <포르투갈 홀리데이> 등 여행 책을 여러 권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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