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양천구 김은지님
지난 여름, 월말 보고를 앞두고 보고서를 수정하느라 몇 시간이고 자리에 앉아 키보드를 두들겼다. 겨우 한숨 돌리고 사무실 밖 복도로 나가려던 순간, 누군가 어깨를 툭 치는 바람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떨어뜨렸다. 옆 팀 선배였다. 서로 연신 사과를 주고받고는 잠시 바람을 쐬고 돌아왔다. 자리로 돌아와보니, 책상 위에 쪽지가 붙은 음료수 병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아까 많이 놀라셨죠? 요즘 보고서 때문에 힘드실 텐데 이거 드시고 힘내세요!”
쪽지가 붙어있는 그 병은 다름 아닌 ‘담백한 베지밀 에이’.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마시던 익숙한 두유다. 안 그래도 최근에 마시지 않아서 그리웠던 찰나였는데, 잘 됐다. 선배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뚜껑을 따 한 모금 마셨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두유가 목을 타고 내려가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뭐랄까, 어릴 적 엄마가 건네주던 냉장고 속 간식 같은 느낌. 그렇게 나는 베지밀 두유를 마시며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그날 이후로 ‘담백한 베지밀 에이’는 내게 작은 ‘위로’가 되었다. 집중이 안 되는 날, 일이 마음처럼 안 풀리는 날, 또는 아무 이유 없이 무기력한 날이면 하나씩 꺼내 마신다. 그리고 나도 선배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슬며시 두유를 건넨다. 입맛 없다던 동기에게, 야근 후 지친 후배에게, 취업으로 고생하는 동생에게. 그렇게 내가 받았던 작은 배려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건네며, 베지밀 두유만이 줄 수 있는 위로의 힘을 함께 나누고 있다.
담백한 베지밀 에이. 늘 알고 지냈지만 어느 날 문득 다시 보게 된 두유, 요즘 나를 가장 따듯하게 지탱해주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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